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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월급으로 구입해서 정성스럽게 지내려고 해요.

 

 이번 설은 엄청 힘드네요. 시어머니께서 제사와 차례상을 주도하시고 저는 옆에서 도와주는 편이었는데...... 시어머니께서 병원에 입원을 하시게 되었어요. 설연휴 동안 시어머니는 병원에 계시네요.

  입원을 하신 시어머니께서 제사를 걱정하기 시작하셨어요. 매번 정성스럽게 차려왔는데 자신이 없어서 제사를 지내기 어렵게 되었다면서요. 사실 아프신 것을 걱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시아버지의 제사음식을 걱정하시네요.

  처음에는 제사를 큰집에서 지내라고 하시네요. 며느리가 제사음식을 잘 만들지 못하니 큰집에서 함께 지내라고 하셨어요. 저희도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 큰집에서 지내는 것보다 따라 지내는 것이 나을 듯 해서 한 번 지내보겠다고 했어요. 도련님은 이번 제사는 그냥 지내지 말자고 하네요. 하지만 시어머니의 마음이 있기에 제사는 지내기로 했어요.

  결혼 8년차가 되니 이해가 되지 않았던 시어머니가 조금은 이해가 되네요. 또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해요. 혼자 아들에 의존하셔서 사셨던...... 어떻게 보면 여자로서의 삶이 없었던 것이 너무 안타깝기도 하네요.

 

 

  워킹맘이기에 제사음식을 걱정하다가 요즘은 제사음식을 해 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편에게 물었어요.

  "오빠, 제사음식대행하는 곳이 있어. 우리 기본적인 것은 사고 없는 것만 만들어가면 어떨까?"

  "그래, 내가 엄마에게 이야기할게."

  너무 쏘쿨하게 남편이 시어머니께 제사음식을 사서 한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시어머니도 자신의 몸이 그렇게 되셔서 도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사서 하라고 하시네요.

  사실 그래도 장을 보고 어느 정도는 하겠는데 탕국을 잘 끓일 자신이 없네요. 요즘 한창 일이 많고 설연휴에는 그나마 쉴 수 있는데...... 더구나 시어머니의 살림살이이기에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요.T.T

  몇 개의 사이트를 찾아보았어요. 부산 제사음식대행에는 3군데 정도 좋은 곳이 있었어요. 저는 그 중에서 '영남잔치상'으로 선택을 했어요.

부산, 김해, 양산, 울산 등 이바지음식, 제사음식, 차례상 등의 음식을 만들어주는 곳이네요.

  설, 추석 명절에는 차례상으로 제품이 나와있네요. 약식차례상, 알뜰차례상, 표준차례상, 대가족차례상을 선택할 수 있네요.

  알뜰상, 핵가족상은 평일 제사를 지낼 때 선택을 할 수 있네요.

  제사음식을 할 줄 아는 것이 많지 않고 제사음식도 저 혼자 다 해야 하기에 사게 된 제사음식. 더구나 시어머니가 병원에 계셔서 차례를 지내고 나도 차례음식을 먹을 사람이 없네요.

  그래서 간단하게 약식차례상을 하기로 했답니다. 약식파례상 주문에서 없는 것은 저희가 직접 만들기로요. 처음 제사음식을 혼자하는 저에 대한 남편의 배려랍니다. 시어머니와 함께 제사음식을 만들 때 항상 옆에서 함께 도와주는 남편이예요.

  처음에 시집을 갔을 때는 백수였던 도련님도 함께 제사음식을 도왔는데 이제는 직장이 생겼다고 자기 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네요. 그 때마다 눈에서 레이저를 쏘고 있는데 아직 모르네요. 아마 도련님도 장가를 가면 자신의 부인이 일을 하는 것이 안타까워서 돕지 않을까 싶네요.

  저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영남잔치상 18만원짜리를 구매했어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에...... 

  차례상의 구성을 보니 조기 1마리, 납세미 1마리, 황태포 1마리, 파란나물 300g, 도라지 300g, 고사리 300g, 쇠고기산적 3장, 동태전 300g, 두부전 5장, 오색꼬지전 5장, 쥐포튀김, 오징어튀김, 고구마튀김 550g, 떡국 1kg, 노란시루떡 500g, 탕국 1.5kg, 대추 100g, 밤 250g, 곶감 3개, 배 1개, 사과 1개, 유과 1팩, 약과 1팩, 식혜 1리터, 향, 양초, 전지까지 준비를 해 주네요.

  제사음식 희망배송일은 2월 7일로 했어요. 설 전날 와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8일날 차례를 지내면 되니까요. 기타요청사항으로 '시댁식구들이 떡국과 식혜를 먹지 않는데 이것을 빼고 새우튀김을 조금 해 주시면 안될까요?'라고 부탁을 드려보았어요.

  그 후 문의전화를 남겨보니 평일 제사에는 필요한 음식을 바꾸어서 맞추어주신다고 하던데 차례음식은 대목이기에 그렇게 맞추어주기 힘들다고 하셨어요. 이 부분은 어쩔 수 없을 듯 해요. 제사음식대행업체도 특수시즌이니깐요.

   제사음식에 해산물이 없는 듯 해서 소라산적 5꼬지를 추가했어요. 항상 시어머니께서 전복과 소라산적을 하시거든요. 지역마다 제사음식이 다르네요. 제가 사는 곳은 닭을 제사에 꼭 올리는데 시댁에는 그렇지 않네요.

  2월 2일 주문을 해서 내일 제사음식이 오네요. 영남잔치상이 부산에 있는 제사음식점이라서 배송도 직접 해주신다고 하네요.

  동그랑땡, 새우튀김, 햄전은 직접 만들고 문어발, 오징어, 딸기는 장을 보아야겠어요. 내일 제사음식 도착하는 것을 보고 부지런히 부족한 부분은 만들어야겠어요. 내일 어떻게 제사음식이 배달될지 약간의 걱정이 되네요. 혹시 오지 않는 것은 아닐지. 그러면 정말 급하게 장을 보고 만들어야겠지요.

  오전 11시부터 7시 사이에 배송을 한다니 제품을 보고 제가 더 만들 수 있는 것은 더 만들어야겠어요.

  내일 배송이 된 것을 보고 어떤지 사진을 찍어서 제사음식 포스팅 2편으로 올리도록 할게요.

 

  제사음식을 주문하는 곳이 생기고 마트나 시장에 가면 생선을 쪄주고 튀김과 전을 해 주는 곳이 많네요. 물론 사는 사람도 많고요. 나중에는 제사를 지내는 사람보다 해외여행을 가거나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는 사람이 많을 듯 합니다. 저도 나이가 들면 제 아들에게 제사보다 휴가를 가라고 권하고 싶거든요. 제사는 엄마까지 해도 괜찮다고. 지금 세대가 변해가는 것이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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