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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시청을 즐겨한지 5년이 되었습니다. 겨울마다 남자프로배구를 보는 즐거움에 환호성을 지르고 있답니다. 매번 KBS스포츠와 SBS스포츠를 번갈아가며 보고 있는 배구광팬 중에 한 명입니다.
특히 올시즌 남자프로배구는 5위까지의 치열한 순위 다툼과 비슷비슷해진 전력의 평준화로 엄청난 재미를 불러오고 있답니다. 놀랍게도 케이블방송인데 평균 시청률이 1%가 될 정도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배구팬으로 황당한 프로리그를 보게 되었습니다. 12월 29일 한국전력과 LIG손해보험의 경기로 3라운드가 끝나고 나서 2대1 임대트레이드가 발표가 되었습니다. 한국전력의 서재덕선수가 현대캐피탈로, 현대캐피탈의 권영민선수와 박주형선수가 한국전력으로 올시즌만 뛴다는 공시를 했습니다. 세 명의 선수들도 발표가 있은 후 자신이 임시트레이드가 되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습니다. KOVO도 12월30일 오전 이 소식을 알렸습니다. 

배구팬으로 무서운 프로의 세계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선수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한국전력을 떠나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서재덕 선수. 저녁 연습 후 이 소식을 듣고 말을 할 수 없었던 권영민 선수. 2대1임시트레이드로 세 선수들은 상처를 입었을 것입니다. 저는 누구를 어떻게 응원할지에 대한 고민을 했답니다.

그런데 이 상처에 더 큰 상처가 남을 일이 터졌습니다. 한국배구연맹은 2014년 12월31일 트레이드 철회를 결정합니다. 사실 임시트레이드가 발표가 되자 다른 구단들의 반발이 거세였습니다. 코보 선수등록규정 제12조 2항에 있는 '국내 구단 간 선수임대차 및 원소속 구단으로의 복귀는 정규리그(포스트시즌 포함) 기간 중에는 할 수 없다'는 조항에 서재덕 선수와 권영민선수, 박주형 선수의 트레이드는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와 상반되게 선수등록규정보다 상위에 있는 코보 규약의 제5절 94조에는 '구단 간 계약에 의해 선수의 양도, 양수 계약이 성립된 경우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선수등록규정과 코보규약인 두 개의 규약이 서로 상충되고 있었습니다.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은 너무 황당하겠습니다. 임대트레이드를 하기 전에 한국배구연맹에 이와 관련돠 사항에 대해 문의를 했다고 합니다. KOVO에서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후 트레이드를 추진했다고 합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규정은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 전에 한국배구연맹의 태도는 비난을 받아야 합니다.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의 임대트레이드를 승인한 후 공시를 했습니다. 그 후 타구단의 이의제기 후 변호사의 유권해석을 통해 하루 만에 트레이드 공시를 철회합니다. 선수들이 원소속 구단으로 복귀하라는 최종 발표를 합니다.

배구팬으로 KOVO의 태도에 실망을 했습니다. 타구단의 반발로 트레이드 공시를 삭제하고 철회를 했습니다. 미숙한 행정에 한국전력 서재덕 선수와 현대캐피탈의 권영민 선수, 박주형 선수의 상처는 누가 치료해줍니까? 눈물을 흘리며 잘 다녀오겠다고 말하며 천안현대숙소에 왔던 피터팬 서재덕 선수. 아무 말 없었던 현대캐피탈맨 권영민 선수, 박주형 선수. 2박 3일 동안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을까요?

2015년 새해 첫날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의 4라운드 경기가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렸습니다. 경기 전 김호철 감독은 선수들의 다친 마음을 걱정했습니다. 특히 권영민 선수의 경우 현대캐피탈에서만 뛴 현대맨입니다. 박철우 선수가 삼성화재로 이적된 후 최태웅 세터가 와도 권영민 세터는 주전이었습니다. 오늘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박주형 선수가 웃으면서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냥 작은 해프닝으로 서재덕 선수, 권영민 선수, 박주형 선수가 상처를 받지 않고 지나갔으면 합니다. 지금의 그 자리에서 더 열심히 뛰었으면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배구팬인 저는 올시즌 이 세 선수를 더 열심히 응원하려고 합니다. 상처를 훌훌 털어내고 더 멋진 경기부탁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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